겁상실 릴레이 참여_143_34
“알겠습니다. 본선을 준비하십시오.”
협력자의 목소리였다.
*
본선이 시작되었다. 나는 모두 회복되었다.
---------- 143차 33번째 [지금이야]님
143차 34번째 [네온]님
한여름, 신의 짓궂음을 닮은 태양의 열기가 아지랑이로 아른거린다. 무려 일주일을 누워 있었다고 했다. 일어나자마자 이렇게 푹푹 찌다니.
다행히 죽고 회귀되는 건 어떻게든 피했나 보다. 그럼 나에겐 마력 대신 뭔가 다른 특징이란 게 있는 건가. 적어도 맨몸뚱이 말고 뭔가가 더 있다는 거겠지. 르고는 항상 뭔가 말을 하려 하면서도 콕 집어 알려주진 않았다. 이제 와서 묻는다고 다르게 답하진 않을 테지.
첫 경기에서 죽음의 문턱에 갔다가 일주일만에 깨어났다. 대회에서 본선 참가자들에게 붙여준 하인이 이미 와있었다. 그에게 들은 그간의 상황은 꽤 흥미로웠다.
시아 셀은 2천마리의 수룡을 뽑았다. 마력 화살을 여러 갈래로 쪼개서 쏘는 그녀였지만, 결국 수 십 번을 피하고 나서야 반격이 가능했다고.
야만의 땅에서 온 작위 없는 한 용병은 검은 안개를 뽑았다. 형체가 없는 적을 처음 맞서본 그는, 결국 일격을 맞고는 죽지도 못하고 미쳐버렸다고 했다.
2차 예선에서 본선까지는 일주일의 기간이 주어졌다.
잠깐…
“일주일이라고?”
“예. 오늘입니다.”
죽다 살아서 또 죽으러 간다니.
왠일인지 경기 전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나에게 와서 이래저래 참견하지 않던 르고가 다가온다.
간만에 보니 심지어 반가울 지경이다. 태연하게 말을 거는 르고.
“죽지는 않았다고 해서 와보진 않았네. 그간 새 활을 하나 만들어 왔는데, 볼 텐가?”
“안 쓴다고 해도, 왠지 안 쓰면 안 될 것처럼 말해서 쓰게 만들 거면서.”
“잘 아는군. 부드럽게 보여도, 결정적으로 힘을 실을땐 장력을 견디기가 쉽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마력이든 그 이상의 무엇이든, 그 힘이 실리는 만큼, 상대와 본인은 갑절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중요한 본선에서 갑자기 이렇게 까다로운 무기를 주는 건 무슨 의미지?”
“까다로운 무기에 억지로 적응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거겠지.”
본선은 8명이 1:1로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시아 셀과 너무 일찍 겨루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미 그 ‘혁명 종자'들이 손을 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