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n Fossel 2020. 6. 16. 08:22

일주일 전부터 해가 너무 밝아서 눈을 찡그리게 됐다. 선글라스는 대강 유통기한 3년이 다 되어가니 상태가 영 별로다. 안경다리에 알이 좀 긁히기도 했고. 장담컨대 이러다 가을볕이 따가워지는 때까지 새로 사기는 커녕 귀찮아서 손도 안 댈게 분명하다. 귀찮아...

캐나다에선 살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여름에 간지를 위해 쓰지만, 거기서는 겨울에도 정말 피부와 눈을 보호하기 위해 썼다. 고위도, 내륙이라는 특징 때문에 직사광선이 더욱 강하게 눈높이로 들어온다. 게다가 겨울엔 잔디나 도로 할 것 없이 하얀 눈이 많아서, 반사광까지 하면 여름보다 더 센 태양광을 하늘과 땅 양쪽으로부터 헤드샷으로 맞는다. 그래서.

대표가 열 시가 넘어서 전화를 세 통이나 하길래 씹다가 열 두시에 톡으로 답했다. 그랬더니 무려 그 때 굳이 전화해서는, 매우 짧고도 별로 안 중요한 공지 + 나와 딱히 상관없으면서도 기나긴 넋두리(...)를. 이 사람의 특징이란, 급해보이게 연락하면 - 별 일이 아니고, 별 일 아닌것처럼 보이게 대충 쿡 찌르거나 아예 말이 없으면 - 지나치면 안 될 굉장히 중요한 별 일 이라는 거다.

원치 않는 테러를 당하고 잠든지 네 시간만에 일어났다. 딱 이틀만에 또다시 부모를 강화도로 쏘아올려야 한다. 눈을 뜬 시간보다 감은 시간이 더 많은 상태로 대강 시금치국을 끓여서 밥상을 차렸다. 매번 하는 건 아닌데, 요즘은 좀 미안하고 안쓰러워서. 종종 나에게 하는 질문들에 대답하기 싫거나 난감한 것들이 섞일 때마다 대답은 못하고, 영문을 모를 저들에게 짜증을 내고 쏘아붙였다. 그래서.

간만에 Steve Barakatt 노래가 생각났다. 중고등학교때의 센치함을 물먹는 하마처럼 흡수하다 못해 촉매제처럼 뿜뿜하게 만든 노래들. 사실은 어떤 곡의 강렬한 인트로부분만 떠올랐는데, 그게 저 사람 곡인 것만 알고 제목을 까먹었다. 가사도 없는 연주곡이니 가사 검색을 할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간만에 다 뒤지면서 듣는중. 충격적인건, 못 찾았다. 없다. 세상에. 다른 사람 연주곡이었나.

H.....

벌여놓은 시리즈 몇 개를 이어 써야겠다. 딴짓의 여지를 만들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 물론 시리즈의 중복과 넘버링의 문제를 어디까지 소급해서 정돈하는가의 문제는 별개다.

손양, 일, 일?, 손양

손양 -> 일

ㅇㅋ

Christopher의 발성과 리듬감, 노래를 부르는 모션을 정말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모르는 새에 옷을 비슷하게 입게되는 것 같다. 오늘도 출근은 까냈다. 전화오기 전까지 이틀은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