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솔직히 말할게 나,

Neon Fossel 2020. 6. 27. 13:37




크래커(Cracker) - 너의 바다(Ocean) feat. 김호연 of 달 좋은 밤.

매우 애정하는 노래다. 최근. 저 부분이 좋다. ‘솔직히 말할게’ 라고 솔직하게 말해버리는 부분. 그 내용도 내용인데, 노래 시작하자마자 한 박자 반 만에 바-로 튀어나오는 첫 마디가 저거다. 참 별 말도 아니고, 꾸민 것도 아닌 말인데.

[솔직히 말할게 너의 바다에 나 빠졌어.]

왜이리 사이다처럼 속이 시원하고, 강렬하고, 매력적일까. 짝사랑이든 쌍방통행이든, 누가 얼마나 더 크든 작든. 마음을 먼저 혹은 더 많이 준다는 건 상대에게 약점을 잡히거나 지는 거라고들 생각한다. 나도 한때는, 혹은 때때로 그랬었고. 그래서 있어도 숨기거나, 전략적으로 나눠서 보여주는 등의 스킬을 구사한다. 그런데 그런 수싸움을 적당히 겪은 어느때부터인가, 나는 다 커서 오히려 그게 싫어지기 시작했다.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비겁하고 시간이 아까운 행동이다.

마음을 먼저 밝히고 선언하는 건, 약점을 잡히는 게 아니라 당당한 것이다. 그 말을 듣는 그대와, 나에게. 어차피 마음을 품은 이상, 그걸 상대가 알건 모르건 내 모든 일상의 프론트와 백그라운드에서 당신에게 휘둘리며 궁금해한다는 건 똑같다. 이왕 그럴거면 알리고 휘둘리자.

내가, 너를, 좀 심하게 애정하며 아낀다.

[솔직히 말할게 너의 바다에 나 빠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