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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절의 첫경험
Neon Fossel
2020. 9. 6. 21:19
바람의 온도차를 확실하게 느끼는, 모든 계절의 첫 느낌을 예민하게 느끼고 기억한다.
처음 춥지 않다고 느낀 초여름 저녁. 밤은 더이상 위험하고 공격적인 시간이 아니다. 밖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를수도 있고, 같이 걸어도 감기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차분한 어둠 안에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은' 그런 발칙한 기대가 드는, 그런 기분의 온도.
처음으로 덥지 않다고 느낀 초가을 저녁. 상쾌하다. 그리고 이렇게 ‘덥지 않음'이 얼마간 지속되면, 곧 ‘추움'이 되겠지. 추운 계절은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다른 느낌을 갖는다. 누군가와 함께하거나, 아끼고 예뻐하면, 날씨가 추우니까 오히려 잡게되는 손과 품게되는 몸이 따뜻해서 좋은 계절. 마음이 아프고 추우면, 바깥의 날씨까지 덩달아 너무 추운, 그런, 너무나도 추운 그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