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Way Ticket
캐나다 혹은 미국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들은 하나같이 웃음기 싹 빼고 근엄하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묻는다. 공통적으로 불법체류의 가능성이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있는 동안 멀쩡히 있다가, 제대로 돌아갈 의지와 능력이 있는 인간인가. 뭐하러 왔나, 어디서 묵을 거냐, 거기 연락처는 어떻게 되냐, 직업이 뭐냐, 체류기간은 얼마고 그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충당할 거냐, 그리고
‘Return ticket’.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외국인은 리턴 티켓이 없으면 거의 받아주지 않는다(외교관, 연예인 등 예외적인 클래스가 아니라면). 제 때 돌아갈 수단까지 갖춰야, 들어오는 것도 받아주겠다는 것.
어떤 공항의 입국장이 있다.
창구도 하나, 심사관은 나 혼자,
입국자도 한 명.
당신에게 묻는다.
‘Return ticket이 있나요’.
물은 이유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나라는 세상에 올 때,
One way ticket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공항의 입국장이 있다.
창구도 하나, 심사관은 당신 혼자,
입국자도 한 명.
당신은 나에게 묻는다.
‘Return ticket이 있나요’.
아니요, 눌러 살려고 온 거라
One way ticket인데.
어떤 공항의 입국장이 있다.
Return ticket이 없으면 더 반가워하는, 그런 이상한 나라.
_note
내가 시 혹은 가사를 더 잘 쓰게 돼서 나중에 다시 쓰거나, 혹은 나중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훨씬 심플하고 예쁜 랩 가사로 써줬으면 좋겠다. 모티브는 떠올렸지만, 그 프레임은 아쉽게도 원하던 것으로 구현하지 못했다.
언젠가 친구에게 추천받았던 (“노래에 대문짝만 하게 ‘너’ 나오더라”) <유키카 - 네온>을 듣다가 아티스트가 궁금해져서 위키랑 유튜브를 좀 훑다가 앨범 언팩 영상을 봤다. 거기서 앨범 테마를 여권으로 잡아서 만들었다면서 보여줬는데, 그걸 보고 떠오른 풍경들. 유키카 썰은 별도로 풀 것(뭐 그리 길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