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frame_10
Same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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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고 하얀 보석 같은 생명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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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서 진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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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여태까지의 방식대로 봐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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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냄새를 꾹꾹 참던 뱀파이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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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도 아니고 심지어 심각한 정도로 자극한 건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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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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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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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닿는 순간, 깍지꼈던 오른손이 꽉 쥐이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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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걸 감추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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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감싸들어간 온몸은 파르르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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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닿는 순간부터 우리는 숨을 쉬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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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입술이
그동안 나로 하여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렇게도 귀담아 듣게 만들었던,
그 입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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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참고있었던 만큼 더 괴롭혀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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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맣고 부드러운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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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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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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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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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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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윽.. 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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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얘는 숨을 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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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랑 코에서 나온 숨결이 내 입이랑 볼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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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기분 좋다. 심지어 숨결도 파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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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의 파동이 보이는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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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에서 떨리긴 해도 절대 물러서진 않겠다는 열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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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린 정신없이 섞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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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혀로 섹스하듯 하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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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들어갔던 몸을 다시 적당히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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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휘감았던 왼손으로 Chiemi를 내쪽으로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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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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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가슴팍 위에 애를 올려놓는 것처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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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부터 했던 스킬들을 그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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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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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처음인 여자가 귀엽던 건 이게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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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아까부터 두세 개 브랜드 중 아리까리했던 향수 냄새가 확실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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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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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음이 아니고 확실히 과일향. 과일을 은은한 베일에 한 번 감싼 것처럼, 마치 과일향만 있는 건 아닌 것처럼 마무리한 그 향기. 확실하게 밝고 화사한 톤이지만 분명하게 베이스가 잡혀있는. 목덜미 어디쯤, 팔뚝 어디선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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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mi, 향수 뿌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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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ㅇㄱ..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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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어떻게 뿌리는지 알려줄게.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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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왜...?ㅠㅠ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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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뻐”
“여기 양쪽 손목 중 한쪽에 뿌리고, (손목에 쪽쪽)”
“그리고 손목끼리 비벼줘. (양 손목을 한 손으로 붙잡고 입에 쪽쪽). 그래야 향기 입자가 부서져서 향이 더 잘 나”
“그다음은, 그냥 목이 아니라 귀 뒤, 살짝 들어간 곳 아래. 여기(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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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읍… 아하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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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열리듯, 허리가 뒤로 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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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부터 내쪽으로 더 감기며 타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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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제대로 잘못(?), 잘(?) 건드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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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나게 양쪽으로 꽃을 피우듯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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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고 얇아서 잘못하면 부서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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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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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머리카락에서 조명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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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폭포를 따라 예쁜 턱선과 목선을 사정없이 침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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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어쩌지 못하는 것도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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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나 건반을 치는 것도 아니고, 내 가슴팍 위에서 어쩔 줄을 모르는 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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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은 내 가슴팍에 꽉 쥐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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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손은 내 어깨 뒤로 보내줬다. 기대고 잡아야 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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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깨울수록 내 가슴팍을 꽉 움켜쥐는 작은 애기손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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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가슴에 압력을 더 공급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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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리듬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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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오르내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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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느낌이 정말 좋다. 그냥 말로만 하나가 된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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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같이 움직이는 하나의 장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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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입술로 돌아왔다. 머리가 적당히 헝클어지니 더 예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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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과 목을 번갈아서 에뻐해 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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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팬츠 단추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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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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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뜻하게 잔뜩 화난 채로 속옷이 벌써 조금씩 젖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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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당황한 줄만 알았는데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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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빙글 돌리니, 손가락이 돌아서 클리에 닿을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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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몸이 움찔, 움찔, 반응이 엄청나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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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인가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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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헣…흐으읅으음…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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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부드럽고 빠르게 돌리다가 클리를 살짝 치고 들어가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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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ㅏㅏㅏ 기분이 이상해. 너무 좋아. 미칠거같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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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 이 전기뱀장어의 엄청난 반응에 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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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에뻐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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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손이든 뭐든(?) 들어가기엔, 대중교통을 타고 온 게 좀 걸렸다. 미국과 캐나다의 대중교통은 우리나라에 비해 가끔 이런저런 장점이 있지만 대체로 확실하게 더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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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팬츠에 손을 넣은 채로 반대편 팔로 안아 올려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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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침대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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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왜?”
“나 대충 씻고 올 거야. 그동안 나한테 보여주기 부끄러운 거 치우고ㅋㅋ, 예쁘게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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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에서 대충 이래저래 씻었다. 맘에 안 들었던 군대가 남겨준 몇몇 유산 중 하나는, 정말 급할 때 샤워를 30초 내외로 하는 방법 정도. 이럴 땐 쓸모가 있구나. 그래도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마지막으로 세수를 하다가 잠깐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러고 보니 얘 일본 애잖아. ㄷ… 조선 남자들의 10대와 20대(더 나아가 50대까지도)의 판타지를 거의 책임지다시피 하는 그 성진국. 그게 왜 이제서야 생각났지. 평소엔 그냥 예쁘고 답답하고 귀여운 애 정도로만 생각했다. 판타지 항목에 있는 모든 필터를 꺼버렸다. 아마 매우 다를 것이다. 별다를 것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일본 여자’가 주는 아우라를 완전히 지워내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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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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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방에 취침등 같은 걸 켜놓은 채로 나갔다 온 거라, 들어오자마자 아무것도 못 본건 아니었다. 씻고 나온 사이에 바뀐 건 거의 없었다. 나랑 비슷한 성격인 것 같다. 애초에 정리가 귀찮으니(이건 얘도 이런지 모르겠지만), 정리할거리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 = 잘 안 꺼내 놓는다. 의자에 걸려있던 편한 옷이 Chiemi의 몸으로 옮겨가고, 그 자리엔 아까 그 귀엽고 발칙한 옷들이 대신 걸려있다는 정도만 변했다. 머리카락만 내놓고 하얀 이불에 파묻혀있다. 보물찾기라도 하자는 건가. 오늘따라 귀염도 같이 터지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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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이러면서 이불을 들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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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어 있다. 입까지 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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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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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잠깐 긴장이 탁 풀린 사이에 기절했구나. 원래 같으면 잘 시간이 두 시간도 넘게 지났다. 게다가 잘 안 마시는 술까지 마셨으니, 그럴 만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