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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길_01
Neon Fossel
2021. 9. 20. 23:54
예상 도착시간이 무려 한 시간 오십 분. 평소 같으면 4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거의 두 시간이라고? 도대체 강화도에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렇게들 가는 겁니까. 그냥 시골, 흙탕물에 끝없이 뻘만 있는 서해바다, 그런 주변에 카페 몇 개랑 음식점 조금이 끝인데(네이티브 스웩 - 이러고). 티맵 즐겨찾기 경로로 출발했다가 혹시나 하고 추천경로로 바꿨더니 그건 이미 저 고가 위였어야 했다. 그냥 최소 시간으로 바꿨다. 경로가 참신하긴 한데 그래도 30분은 단축이다. 아마도 주로 다니던 큰길은 이미 차들이 줄 서서 늘어서 있나 보다.
큰길이 아닌 샛길스러운 지방국도를 간만에 달린다. 남의 시골이다. 친구든 연인이든 호캉스나 근교가 아닌 밖으로 어딜 놀러 가면 결국 숙소는 항상 ‘누군가, 남의’ 시골이었다. ‘내 시골’도 있으니까 발생 가능한 구분인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누군가에겐 일상이 누군가에겐 여행이 되는 그것. 저런 풍경이 내 일상 어딘가에 잠깐씩이라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남의 눈으로 보는 내 일상의 일부분도 이러려나. 내가 남의 일상을 외부인으로 관찰하면서, 관찰될 내 일상(의 일부)을 상상하기. 뭔가 대단히 여유롭고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대단할 것 없이 억척스럽고 치열하고. 되게 볼품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뭐가 있기도 하고. 그런 일상과 여행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