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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으로… 공격하기?!_02

Neon Fossel 2021. 10. 10. 20:34

한참이 지나고, 주변에 멀쩡한 놈이 연애가 파토났다. 여자친구가 좀 괜찮다 싶은 사람이었는데 웬 중견기업 사장 아들내미한테 냅다 끌려가더니 쌍으로 외국 유학까지 가버렸단다. 그 여자가 미안해서 공항까지 가서야 통보했다고(…).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요즘은 정말 별 일이 다 있으니까. 가만 놔두기엔 정말 아까운 카드라서 누군가 소개해주려다가 마침 저때의 생각이 났다. 적어도 저지른 게 있으니 양심적으로 거절은 못 하겠지. 역시나 예상대로 순순히 나가겠다고 한다. 다행이군. 그리고 소개팅 받는 김에 겸사겸사 술친구들끼리도 한 번 보자길래 알겠다고 해줬다.

술데이가 됐다.

오예 다 풀어헤쳐! 마셔! 얘는 또 왜 안 와?

알바야 알아서 오겠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그러다 나타났다. 역시 묘하게 옷이랑 머리가 참 내 스타일이란 말이야.

오오 살스 + 앞 코 막힌 벨벳 구두 + 롱스커트 오오~ 내 스타일 내 스타일. 남자 만나냐.

어, 그 니 소개팅했다.

그게 오늘이야? 근데 왜 여기와. 술은 걔랑 마셔야지. 이거이거 시원찮은놈을 보게.

너는 그럼 소개팅 첫날 밥 먹고 술 먹고 할거 다해?

아아니 뭐 좀 비경상(일상적이지 않다는 재무용어)적이더라도 짝짜꿍이 잘 맞으면 그럴 수 있지 왜?

아몰라 이따 얘기해.

왜, 맘에 안 들어?

이따 얘기하자고. 술 식는다.

술은 원래 식혀먹는 거야 미친소리좀 작작…

별것 아닌 얘기, 그러다 갑자기 별것인 얘기가 뒤섞이는 술자리가 끝나간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나 한 놈은 또 빨리 간다. 얘는 매번 뒤에 다른 약속이 있거나, 혹은 주량이 다 찼다면서 적당할 때 도망치는 녀석이다. 그리고 매번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구라를 친다. 그리고 우리는 매번 속아주고. 오늘도 걔가 입을 떼려고 하자 우린 다 듣지도 않고 자동응답을 했다

어어 먼저 들어가 -

난 얘랑 좀 더 할 얘기가 남아서

ㅋㅋ 너넨 맨날 할 얘기가 더 남지 ㅋㅋ 담에 봐

더 할 얘기가 있다니 당연히 그 소개팅 얘기겠거니. 뭐지뭐지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