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cing Disorder_04
광고와 넓은 의미에서 비슷한 직종인 ‘영업’ 직군에 대해서도 역시나 비슷한 아이러니가 있다. ‘영업’이라는 말은 사실 굉장히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며 중립적인 단어이다. ‘업을’ ‘영위한다’. 회사를 돌린다, 어떤 비즈니스나 프로젝트를 돌린다는 말이다. 식당을 비롯한 여러 업장에도 쓰여있는 ‘영업중’. ‘장사한다’는 소리거든.
우리가 ‘영업’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싸바싸바, 뭔가를 팔기 위해 굽신거림, 넉살, 접대 등등. 대부분 주로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에 한정된 ‘판매’ 사이드의 일이다. 실제로 기업에서도 ‘영업’이라는 말이 영어와 한국어에서 각각 다른 것을 지칭한다. 재무에서의 영업은 본뜻 그대로 Operation이다. 신문 기사에 많이 나오는 영업이익 = Operating profit(혹은 EBIT; Earning Before Interest & Taxes), 영업현금흐름 = Operating Cash Flow. 하지만 재무를 제외한 나머지 경영분야에서의 ‘영업’은 한국 한정으로 상술한 우리의 일반적인 그 상식과 같이 ‘판매’를 의미한다. 그래서 외국 기업의 조직도나 재무제표, IR 자료에서는 우리나라의 ‘영업(판매)’을 생각하고 신나게 직역한 Operation을 찾으면 그런 판매 관련된 데이터는 하나도 찾을 수 없다. 실은 모두 정확하게 ’Sales’라고 따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판매(Sales)=영업으로 치환 혹은 번역한 것이, 그만큼 판매가 영업이라는 전체 경영활동에 중요하다는 것의 상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간단하다. 팔리지 않으면 처참하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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