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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Neon Fossel 2021. 11. 13. 22:58

고객님, 죄송하지만 저희가 매장 마감을 9시로 단축 운영중이라서요. 혹시 모르시는 것 같길래 ㅎ

아 그래요? 헐; 10분 남았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아. 뭐해? 카트 내가 밀테니까 가서 필요한거 빨리 쓸어담어와. 출발출발!

어어어어 나 어떠케 ㅠ 뭐 사지? 우리 뭐 필요하지?

저기 옆칸에 계란 한 판, 그 맞은편에 케찹, 두 칸 뒤에 스파게티는 소스 있으니까 면만, 가운데에 김, 나머지는 땡기는거 아무거나 다 들고오기.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 ㅠ

그럴까봐 방금 톡으로 보내놈. 과일이랑 채소는 무거우니까 내가. 출발출발!

(셀프계산대. 삑 삑 삐빅)

오케이 8분컷 - 이야, 앞으로 마트는 마감시간에 와야겠네 ㅋㅋ 이렇게 빨리 할수도 있는걸 ㅋㅋ 개꿀이네

씨이… 한 시간 먼저 올 거야.

그래라 -

근데 살 게 어쩜 그렇게 빨리 나와?
자리도 미리 다 봐놓구?

살 건 사야 집에 가니까.

나 막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시식하고 안 사고 그랬는데 ㅎ 답답해서 어떻게 기다렸어?

귀엽잖아. 구경하는 거. 참새마냥 ㅋㅋ

(갑자기 옆으로 얼굴을 확 들이댄다. 아직 길에 사람 많은데.)

‘나 이따가 가슴 만져줘. 오-래, 많-이’


지금? (이미 손이 가고 있다)

아아니 멍청이 변태야 이따가라고 했자나

(남자에게 ‘가슴’ ‘만지다’라는 유전자 깊숙히 내장된 센서를 건드릴 정도로 자극적인 두 단어를 던지면, 다른 모든 문장 성분은 뇌에서 싸그리 증발한다)

아아, 오키ㅎ;
근데 나 바지주머니에서 차키좀 빼 줘. 손이 없엉. 오른쪽.

여기? 없는뎅

아니 더 깊숙히 있나봐봐

어디? 없어 진짜

좀 더 깊숙히

응?

(앗… 아아?)

어어어어어어어어어ㅎ
어어어어어어어어어ㅋ

동네사람들- 이 여자가 제 꼬추 만-

ㅁ ㅣ쳤나봐 진짜ㅏㅏㅏㅏ!!
주거써
이따 집에 가기만 해봐
다 부러뜨려버릴거야

그…거는 너무 아플 거 같은데;

빨리 가기나 해

—/
#h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