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흥미로운 저널이 자신의 일기라는 건에 대하여
또 재인용을 하려다가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 까먹은 말이 남았다. 아마 이것도 김겨울 때문일 것이다.
'어떤' 작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등 시간이 오래 뜰 것 같으면,
다른 어떤 책 보다도 자신의 일기를 챙긴다고 한다.
자신의 일기만큼 재미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목적은 다르지만 조금 전부터 백업해놨던 예전 글들을 보고 있다. 다행히 예전에 어떤 계획이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아서, 그게 얼마나 전방위적으로 대책과 기약 없이 흩뿌려져 있는지, 그 잔해(...)를 취합한다고 해야 하나. 그나저나 오늘 금요일 치고는(라고 쓰는 시점이 이미 토요일이라는 건 함정) 탈출이 빨랐다. 연휴에 콜업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으나 일단은 연휴 시작. 글을 쓰는 플랫폼이 흩어지면서 백업도 대략 네 군데 정도로 중구난방이다. 아무리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는 하나, 어디 가서 데이터 만지는 사람이라고 하기 정말 부끄러운 살림살이가 아닐 수 없다.
그나저나 예전 글들 중에 분량이 좀 되는 걸 읽고 있자니 은근히 재미있고 쏘주가 땡긴다(...). 대뜸 편의점 안주의 앞광고를 하자면, 청정원에서 나온 '안주야 직화불막창'은 정말 인류의 큰 도약임에 분명하다(...). 그런 맵단짠 빨간 소스야 교촌 볼케이노부터 시작해서 흔한 요즘이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간은 정확히 딱 그거다. 충분히 매우면서도 난리날 정도로 맵진 않고, 적당히 감칠맛은 있으면서도 너무 물리게 느글거리지 않으며, 적당히 들치근 하면서도 치킨 양념같이 너무 달진 않다. 저번에 재미삼아 편의점에서 한 번 사봤는데 의외의 대박템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편의점에 잘 안 들여놓는다. 갈 때마다 반반의 확률로 하나만 있거나 없어; 뭐지?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예 박스째 따로 주문해버리는 수가 있음.
그리고 예전의 어떤 글들은 정말 달달하다 못해 당이 터질 것 같다. 내가 최근의 스스로에 대한 시적 감수성과 필력에 너무 기대를 안 해서 그런가, 예전의 그런 글들이 굉장히 예쁘게 보인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치얼스, 크으... 적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