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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1주차 와생 요약 01

Neon Fossel 2025. 3. 16. 10:13

1주차 프리시즌

 

애드온을 갈아엎었다(?). 그나마 시즌 오픈 전에 원래 이때쯤 할만한 것이기도 한데, 그러기엔 너무 크게 일을 벌였다. 최종은 2-3캐릭으로 줄일 거라도 일단은 여러 후보캐릭들을 출발선에 세우기라도 하려고 데뷔를 하는 기간이었다. 근데 그런 기간에 애드온을 다 갈아엎고 3-4일간 계속 수정을 해대니, 언제 바뀔지 모를 그 불완전한 버전을 또 부캐들마다 들어가서 다 입혀주고 있기도 뭣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웃픈 상태로 며칠을 드루 한 캐릭에 갇혀서 폰꾸, 다꾸 하듯 UI꾸(?)를 하고 놀았다.

 

순정 UI에서 풍기는 옛날스런 느낌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걸 모던하고 심플하게 바꿔주는 엘브를 굉장히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은 엘브가 너무 무겁고 렉이 심해서 안(못) 쓴다고 하지만, 같은 엘브를 쓰더라도 얼마나 설정을 세심하고 깔끔하게 관리하냐에 따라 퍼포먼스는 굉장히 다르다. 엘브 개발팀이 깃헙에 올린 최적화 관련 스레드도 있다. 인게임 플레이 환경이나 정보량에는 그닥 영향이 없으면서 리소스 로드가 많이 걸리는 옵션들 위주로 최적화 방법을 정리해뒀다. 그런 거 한두번만 꼼꼼히 신경써보면,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기능 중첩이나 충돌을 그대로 방치한 채 누더기 애드온 이것저것 기워입은 사람보다야 백배 낫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엘브를 벗어났는가. 그냥 이번 시즌엔 간만에 와우를 다시 좀 잘해보고 싶어졌다. 어둠땅 2시즌(실바나스 레이드)부터 직전까지 개인적인 기준에선 너무 라이트하게 놀았다. 용군단 1시즌 중후반 - 2시즌 초중반까지는 정공에서 잠시 텐션을 올려봤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그 이후로도 또 용군단 3,4 / 내부전쟁 1시즌을 거의 통으로 산책하다시피 놀았다. 그러다가 내부전쟁 1시즌 말에 글로벌로 그나마 3천이라도 찍기 놀이를 하다보니, 간만에 재미도 붙고 욕심도 좀 생겼다. 그래서 이번엔 쐐기든 레이드든 그것보다 한걸음정도 더 나아가볼 생각이다.

 

그러려면 기존보다 더 인게임 환경의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엘브를 쓰면서도 엘브 유저중엔 누구보다 최적화를 잘할 자신은 있지만, 사실 엘브를 아예 안 쓰고 필요한 기능만 깔끔하게 대체한다면 그게 최선이긴 하다. 그래서 벗어나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수적인 이유지만 엘브를 벗어나면 큰일나는줄 알고 살았던 관성을 끊어내보고 싶기도 했고.

 

용군단부터 알게된 와우 유튜버가 있었다. 진한 충청도 바이브가 제대로 느릿느릿해서 킹받으면서도 은근 웃긴다. 규모는 작지만 편집도 깔끔하고, 나도 게임 vlog를 저렇게 성실하고 컴팩트하게 남겼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채널. 그 채널에서 몇달 전 올린 애드온 세팅가이드가 엘브 없이 구현하는 버전이라 참조했다(유튜브 : 초이스키).

 

난 어차피 엘브만 들어내고 나머지는 쓰던걸 계속 쓸 사람이라, 사실 맨땅에서 똑같이 다 따라하는 사람들보단 시간이 훨씬 덜 걸리긴 했다. 행동단축바를 Dominos로 대체하는데서 직접 좀 손이 갔고, 엘브의 기능적인 측면은 Leatrix가 거의 대체하길래 옵션 체크만 해주면 되니 그건 괜찮았고. 가이드엔 없지만 추가로 시도해본 툴팁이랑 채팅 애드온 때문에 괜히 시간을 좀 잡아먹었다. 둘 다 설정은 복잡하고, Bugsack에 뻑하면 버그리포트를 줄줄이 생산할정도로 충돌이 잦으며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었다. 그래서 그냥 둘 다 다시 날리고 순정세팅을 세심하게 손보는 선에서 타협했다. 채팅은 복붙만 지원하는 작은 애드온 하나만 깔아뒀다. 일주일에 몇번씩 막공 디코 주소를 직접 타이핑해서 들어가는 것 만큼은 용납이 안 되거든. 그리고 플레이어, 대상, 주시 대상, 보스 등을 표시하는 부분은 Shadow Unitframe(SUF)가 엘브를 대체했는데, 이건 프로필을 그대로 영상 따라 복붙하면 돼서 딸깍이라 진짜 편했다. 디자인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시인성은 챙긴 스타일이라 맘에 든다.

 

Details와 Bigwigs, DBM은 쓰던 프로필을 그대로 유지했고, 레이드(파티)프레임을 바꿔봤다. 기존엔 Grid 2가 해외 포함 유저수도 압도적이고, 프로필 공유가 쉬워서 wago에 프리셋도 많길래 썼었다. 그런데 Grid 2는 커마가 자유롭다는 게, 한편으로는 매시즌 혹은 새로운 직업을 할 때마다(특히 그게 안 하던 힐러 캐릭인 경우) 내가 시전한 버프나 도트의 추적을 어느정도는 수작업으로 건드려줘야 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여러 대안들 중에 그나마 센 녀석을 고르려다보니 그 과정이 너무 귀찮았다. 그렇다고 요즘 MZ도 아닌 잘파(Z-A)한테 유행중인 Cell 프레임은 옵션 인터페이스가 정말 최악이다. 누군진 몰라도 UI/UX에서 가르치는 걸 정확히 반대로만 한 것 같은 옵션 체계와 인터페이스를 설계해놨다. 그러다 갑자기 떠올랐다. '요즘까지도 인벤 레이드프레임은 팬픽스로 뻥뻥 잘 돌아간다던데'. 그렇다. 이 프레임은 일단 매시즌 팬픽스 하는 분이 시즌이나 확팩 변경점을 당연히 적용해주고, 모든 힐러 클래스의 버프나 도트추적 프리셋이 이미 내장되어 있으며, 혹시나 던전이나 레이드에서 기존 DB에 없던 주문정보가 발견되면 무려 인게임에서/실시간으로/애드온이 알아서 추가도 한다(!). 사실 와생 극초반을 제외하면 Grid 2로 갈아타고 나서부터는 '인벤 레이드프레임 쓴다고 하면 너무 아재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쭉 살았었는데. 그래, 이제 아재 된지도 몇년이 넘었으니까. 눈 딱 감고 깔아봤다. 좀 촌스런 디자인 초기값 몇군데를 날리고 나니 이렇게도 세상 편할 수가 없다. 어떡해. 아재 맞나 봐.

 

당시 프리시즌이라 1시즌 쐐기를 도는 파티가 몇 개 없었지만, 그래도 기어코 몇판 테스트하면서 기존 위크오라 위치와 신규 UI 위치가 충돌하는 것만 좀 잡아줬다. 그리고 모든 UI 애드온의 바 텍스처를 마지막으로 통합했다. 그동안은 각 애드온의 텍스처 옵션에서 ELV-FLAT이나 DETAILS 라는 이름의 텍스처를 썼었다. 근데 이번엔 싹다 CLEAN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텍스처로 통일해봤다. 꽉차게 잘 보이면서도 깔끔하고 솔리드해서 좋더라.

 

쓰고 보니 애드온 세팅 공유를 미루다가 안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