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Curtain Call_02

Neon Fossel 2020. 2. 9. 18:11

여름 옷 치고는 살짝 도톰한 재질인데도, 허리 라인이 기어코 살아난다. 저 허리에 팔을 감싸고 골반에 손을 올려놓을 수 있었으면. 굴곡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머스크 향수처럼 적당히 매혹적인 허리 라인이 말한다. ‘위는 그랬고, 그래서 아래도 궁금해?’.

허리 라인을 완성하는 골반부터 무릎 사이, 마치 가슴처럼 봉긋하게 바깥쪽으로 나온 허벅지 곡선이 수줍으면서도 발칙하다. 그러면서도 허벅지 안쪽은 불필요한 살이 없는 탓에 살짝 벌어질락 말락 한다. 마치 들어오라는 듯. 골반이 허리 라인을 완성한다면, 종아리와 발목은 다리 라인을 완성한다. 무릎부터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사선이자 직선의 쭉 뻗은 라인이 깔끔하고 정갈해서 좋다. 바지 기장과 핏도 어쩜 저렇게 딱 떨어지게 맞는 걸 입었을까. 최소한 자기가 어떻게 해야 예쁜지 아는 영특함이 보인다. 다행이다. 무색무취하며 목석같은 곰은 노잼이고 질색이다. 흥미로운 여우, 수줍고 야한 꽃. 몸 스캔이 끝나는데 0.6초가 걸렸다. 블러드에 얼음핏줄을 켜고 얼음화살을 캐스팅 하는 시간만큼이다. 딱 그만큼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