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2-3년쯤부터 입던 바지들의 허리나 통이 너무 커졌다. 분명히 그땐 핏하게 잘 입었던 애들인데, 점점 여유가 있어진다 싶더니 요즘엔 휘휘 펄럭거리고 감긴다. 아. 쿨이 돌았구나. 바지를 새로 사러 갔다. 그냥 동네 번화가에 있는, 어릴 때부터 갔던 저가형 백화점에 있는 국산 브랜드 잠뱅이다. 이 가게에서도 바지를 10년은 넘게 산 것 같다. 이런 매장은 수지타산 안 맞으면 그냥 쉽게쉽게 바뀌기도 하는데, 이상하게 이 집은 내가 대학 졸업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그냥 계속 있단 말이지. 거기에 이모라기엔 좀 젊고, 누나뻘 되는 점주가 있다. 이 사람도 진짜 지독하게 안 늙는구나. 본인은 거의 투박한 공사장에서 일하는 남자처럼 생겼다. 아예 숏컷에다가 등빨도 좋고(?). 근데 바지를 참 잘 골라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