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눈과 마주쳤다. 까맣고 진한 눈동자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짙은 색이라 좋다. 눈이 반달을 닮았다. 열 살 이후로 눈이 반달처럼 생긴 사람이 좋다고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 사람은 양쪽 눈에 반달을 달고 서있다. 속눈썹이 길다. 마치 귀부인들이 얼굴을 반쯤 가리는 베일을 쓴 것처럼, 그 안에 있는 눈을 들여다보고 싶게끔 내 눈길을 잡아 끄는 속눈썹이다. 눈썹은 검은색 파스텔로 날렵하고도 섬세하게 터치한 것처럼 명료하면서도 예술적이다.
코는 선이 뚜렷한 게 똑똑한 느낌을 들게 하며, 마감선이 부드러운 게 자연스러워서 좋고 귀엽다. 그 옆의 광대에 붙은 볼살을 보는 순간, 손으로 쓰다듬거나 입술을 맞추고 싶었다. 호두과자나 군밤처럼, 작고 동글한게 자꾸만 손과 입을 움직일 뻔 하게 만든다. 입술로 내려오니 여긴 더 상태가 심각하다(?). 입술 가운데는 도톰해서 위 아래를 번갈아 깨물어주고 싶다. 그러다 입술 끝으로 갈수록 섹시하고 날렵하게 얇아지는 곡선이 좋다. 큰일났다. 저 입술 위에 내 입술을 포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