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내용이랑 디자인 고르라는데, 보라색은 안 되냐고 물었더니 표정이 볼만했다. 그게 그렇게 충격적인 색인가. 안 해주면 내가 팔까. 박차장님이 손수 디자인 해주시는 건데 그냥 쓸까. 고민이다.
일간 보고를 빡샘 다닐 때처럼 빡세게 썼었는데, 주간으로만 해도 된다니. 진입 강의 진도가 맘에 안 들어서 며칠 더 페이스를 올렸다. 그러다 일주일만에 확인을 하더니 좀 쉬면서 하란다. 그새 그걸 다 했냐고. 근데 그러다 잘못하면 퍼진다고. 마음이 급하다. 급하면 넘어지는 건 아는데. 쉴래도 쉴수가 없다. 쉬면 뭐하지. 뭐할까.
정적에 숨이 막힌다. 검은색 공기와 공간이,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짓누르듯 느껴진다.
차를 천천히 몰면서 문 다 내리고 다리랑 가슴팍이 울릴정도로 노래 트는 재미가 들렸다. 덕분에 뻑하면 하루짜리 감기가 오락가락 한다. 오뉴월 감기엔 약도 없다는 데. 알면 조심해야지. 그렇게 천천히 굴러가듯 차를 반쯤 내버려두고 여유있게 노래를 듣는 게 편하다. 좋기까지 할 건 없고, 그냥 눈 앞에 펼쳐진 빨간 점들이 장미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멍하니 그걸 바라보면서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