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당신과 내가 놀고, 먹고, 자고, 바라보는 지구는 태양계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적당히 조용한 외곽에서 초신성폭발과 다른 항성에 의한 궤도변화 및 천체충돌이라는 리스크로부터 벗어나, 태평하고 정처없이 2억5천만년에 한 번씩 은하핵을 돌고있다.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와 설왕설래(...)하며 끈적하게 흡수되면서 은하군 내지는 은하단을 부유하고 있다. 은하단들은 어떤 핵을 도는 게 아니라 가지줄기 내지는 신경다발이나 금맥 비슷한 줄기로 뭉쳐있으며, 물줄기 사이에는 한도 끝도 없는 공허한 공간이 있다.
먼지의 먼지의 먼지라는 것도 모자랄만큼, 그런 게 지구이고, 그 지구에서도 상대적인 크기로는 인간 대 먼지보다 더 작은 먼지같은 인간이 우리다. 우리는 지구와 태양계와 은하에 실려서, 저렇게 끝도 없는 여행을 하고 있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른채 내릴 수 없는 기차에 탄 것처럼 부유한다. 참으로 막막하고 먹먹할정도로 광활하며 맥빠지도록 외로운 여행일 수 있겠다.
그 여행을, 같이 한다면. 뭘 하고 얼마나 같이 있고, 어딜 가든. 그 여행을 같이 한다면. 그러면 좋겠다. 지구가 태양을 돌든 태양이 은하를 돌든 은하가 은하단 물줄기에서 둥둥 떠다니든,
우리가
같이 종알종알 떠들고
같이 쌔근쌔근 잠들고
같이 포근히 기댄다면
어딘들 엇더하랴.
Fourplay - Jou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