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방을 지나가는데, 여행가방에다가 세탁물을 싸서 들고나오는 사람을 봤다. 아니, ‘세탁방’에 ‘여행’가방을…? 굉장히 낯선 조합이라 이상하다. 근데 한번쯤 생각해보니 은근 괜찮은 방법이다. 어차피 옷을 최대한 괜찮은 상태로 많이 옮길 때 쓰는게 여행가방이고, 세탁물을 옮길땐 그래야 하니까. 신박하군.
돌이켜보면 세탁방을 써본적이 없다. 군을 제외하고 잠깐씩 혼자살았던 때와, 그리고 사실상 쭉 혼자 사는 지금의 모든 경우엔 세탁방을 쓸 일이 없었다. 한번에 이천원인가 이천오백원인가 한다고 들은 기억이 나는데, 맞나 모르겠다. 근데 어지간히 작은 세탁기가 아닌 이상 이불까지 다 돌아가는데, 굳이 세탁방을 쓸 일이 있는건가. 차라리 신발 세탁을 마트에 있는 세탁방에 종종 맡기는 경우는 나도 있다. 나머지 다른 빨래는 세탁기를 ‘언제’, ‘얼만큼’ 몰아서 돌리냐가 중요할뿐.
빨래 돌리기 전에 아예 샤워도 하고 지금 입던 옷까지 싹다 넣어서 빨아야 되는데, 가끔 까먹을 때가 있다. 신나게 돌려놓고 이미 세탁물 추가도 하기 늦은 30분쯤 지나서야 안 넣은 빨래가 생각나거나, 지금 입은 옷도 빨아야될 상태라는 게 생각나면 잠깐 빠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