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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S#IT

Neon Fossel 2021. 9. 7. 22:34

사실 아픈 건 아니고 피곤한 것에 더 가깝다. 어쨌든 이틀 내내 코어와 그 위쪽 등허리가 너덜하고 뻐근하며, 계속 무한 졸린 상태였다. 일요일의 신체활동과 무관하냐-면 그건 모르겠으나, 딱히 그게 이렇게까지 이틀 내내 헤롱거리게 만들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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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졸립고 뻐근한 건 내 사정이고 세상은 가던대로 굴러가야 했다. 그래서 몸을 어떻게든 굴리면서 대충 버티기를 이틀. 사실 오늘도 별로 멀쩡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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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몸이든 마음이든 다 이럴때가 있다-라기보다는 꽤 자주 찾아온다. 애초에 그럴땐 어느 정도 쉬기도 해야 한다. 쉬어야 나으니까, 쉬라고 피곤한 느낌을 계속 보내는 거고.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 느낌이 남아있더라도 억지로 저항해서 이겨내고 일어나야 복귀가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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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나 마음이 둘 다 이럴 때, 꼭 찾아보는 몇몇 영화랑 드라마가 있다. 정확히는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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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 “I’m not gonna die here.” - <Martian>(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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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선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어느 순간 모든 게 틀어지고, ’이제 끝이구나’ 하는 순간이 올거야. ’이렇게 끝나는구나’.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그게 전부다 무작정 시작하는 거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 다음 문제도… 그러다 보면 살아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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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긴 대사 자체는 사실 너무나도 익숙한 내용이다. 하나마나 한 말. 근데 앞에서 주인공이 약간의 희망을 볼 때마다 처참하고 무참하게 짓밟힌 수많은 장면을 생각하면, 그때마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알게 된다. 소설에는 영화에서 생략된 더욱 처절한(그러나 웃긴) 이야기들이 많다. 로버 두 대를 연결해서 끌고 가다가 언덕에서 차가 뒤집어져서, 화물 로버는 맛이 가고 차에 거꾸로 쳐박힌채로 찌그러져 있었다던가 하는. 주인공은 그런 모든 순간에 그저 포기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 문제를 풀어왔다. 소설 원작 영화는 거의 망하지만, 이 영화는 꽤 잘 만들었다. 맷 데이먼이 영화계의 베어 그릴스 역할 전담이라 그런 거기도 하고. 그리고 영화가 괜찮으면서도 소설은 영화보다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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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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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측 변호사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 협박에 못이겨서 결국 소송에 중요한 증거를 포기한 마이크에게 선임인 하비가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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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네 머리에 총을 겨눴을 때, 패닉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타개할 156가지의 방법을 생각해내라고. 난 그렇게 가르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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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총이 겨눠져도 그 상황을 타개할 156가지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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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 I’m NOT gonna DI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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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뻐근노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