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처음 듣는 얘기가 있었다.
고모할머니 댁은 강화 중에서도 ‘화도’라는 곳이다. 교과서에서 이름이나 짤방으로 한두 번 봤을 법한 마니산 첨성대가 있는 그곳이다. 그 동네는 지금도 시골 중에서도 꽤나 낙후된 곳이지만, 예전에는 정말 정말 더 깡촌이었다고 한다. 아빠의 할머니, 그러니까 내 증조할머니는 딸내미인 고모할머니를 화도에 시집보내 놓고는 매일 우셨다고 했다. ‘깡촌에’ 시집보냈다면서. 우리가 보기엔 여기나 거기나 어차피 시골인데 거기서도 깡촌을 따진다는 게 우스웠지만 무튼 그랬단다. 화도는 지금 가기에도 길이 꽤나 험하다. 위아래로 엄청 가파름과 동시에 좌우로도 굽이치는 좁은 산길을 따라 난 국도를 한참을 가야 한다. 차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길 때문에 60킬로미터를 넘지 못해서 같은 강화 안에서 거기로 가기에도 꽤나 시간이 걸린다. 심지어 옛날엔 거기가 다 비포장도로였다고. 오죽하면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오는 날엔 그 산길이 다 흙탕물이 넘쳐나고 산사태가 일어나서 그 동네 애들은 학교를 단체로 못 갔다고 했다.
고모할머니의 씀씀이가 손이 큰 것과 요즘 집의 때깔로 봐서는 돈이 없어보이진 않던데, 옛날엔 어렵게 사셨던 건가 싶었다. 아니었다. 고모할머니가 시집간 고모할아버지네 집도 원래 잘 사는 집이었단다. 근데 그냥 집을 그런데다 얻어줬다고. 그 동네에서 제일 꼭대기, 높이로만 따지면 마니산의 거의 중턱 직전쯤에 가서야 집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