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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vl._06

Neon Fossel 2021. 10. 4. 03:09

그래서, 그럼 나는 어땠을까.

아주,
많이,
아쉬운 부분.

나는 특유의 그 경계가 물렁한 공감엔진이 발동된 것도 있고, 스스로의 교양, 품위를 지킨답시고(…) 참으로 기분 안 나쁘면서도 프로페셔널하게 피드백을 잘했던 몇 안 되는 선배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래. 그냥 나 혼자라도 일단 잘하고 봤다. 그 뒤가 없다는 게 스스로에게

정말,
많이,
아쉬운 부분.

그때 내 주변을 조금이라도 설득하고 변화시키려 해봤으면 어땠을까. 그냥 나는 보여주면 따라올 줄 알고, 혹은 그냥 귀찮으니 눈감기도, 또는 앞에 펼쳐놓은 컨텐츠가 내가 보기에도 너무 폐급이라서 누군가에게 그런 가혹한 소리를 들어도 싸다고 생각하며 방조하기도 했겠지.

Missing Link

내가 내 1인분 내에서 딱히 틀리진 않았지만,

[할 수 있던걸 충분히 한 것도 역시 아니었다]

비겁한 어른, 비겁한 아저씨는 되기 싫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싫었던 게 반복되지 않게 하면 된다.

내가 싫었던 걸 누군가에게 내가 반복하거나
내가 싫었던 걸 누군가가 반복해서 당할 수밖에 없도록 방치하거나

그러지 않게,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선배들을 앞에 앉혀놓고 당돌하게 이런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그게 자꾸 마음의 빚이 된다고. 그렇다고 저런 오염 때문에 학회가 아예 명맥이 끊기고 망한 건 아니지만. 우리 대에서 그런 오염의 연쇄를 끊고 걷어냈다면. 똑똑하고 괜찮은 친구들 몇몇이 그 오염에 지쳐서 중간에 훌훌 떠나지 않고, 지금보다 더 풍성하게 많이 남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후회가 있다고.

10렙따리 호빗을 만나게 되기 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