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있으니까 좋다.
.
그 티 이쁘다.
.
엄머, 뭐 이렇게 확 들어와?
.
나 옷 이쁘다고는 재깍재깍 원래 말했었잖아?
.
아니 뭐… 그게 맥락이 훔…ㅎ
.
빡싀하고 어깨 핏이 뭔가 나가리 된 거 같은데 되게 세련 되고 예쁘게 생겼네. 그런거 잘도 사네 ㅋㅋ
.
내가 원래 좀 옷 고르는 눈이 있지 캬캬
.
그건 맞는 것 같아. 니가 사서 입고 신고 다니는 것 중에 내가 아마 거의 다 예쁘다고 했던 거 같은데.
.
그러게, 나 그때마다 사실 되게 고민했다?
.
다 + ? = 이거 평서문이야 의문문이야 강조문이야?
.
ㅋㅋㅋㅋ 몰라
.
무슨 고민
.
내가 남사친 많았잖아. 다른 친한 남자애들은 다들, ‘씩씩하다, 세다’ 이런 얘기 밖에 안하는데, 너는 나한테 하루에 두번씩은 꼭 예쁘다고 해줬어
.
내가…?
.
응. 방금처럼. 걸친게 예쁘다, 바지 잘 샀네 예쁘다, 신발 예쁘다, 화장 잘됐네 예쁘다, 머리가 짧아도 어울려서 예쁘다, 길면 길어서 예쁘다
.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닌데, 어쩌다 그렇게 후한 평을 했지….ㅋㅋㅋㅋ
.
그래서 종종 고민했어. 헷갈렸어. 어지간히 까다롭고 눈도 드럽게 높은 니가, 자꾸 그러니까. 니가 나 좋아하나? 만나자고 할려나?
.
좋아…해서 그렇게 말했겠지…? ㅋㅋ
.
그건 과거형도 현재형도 아닌 이상한 스까먹는 시제야. 니가 그런 수작 부리는 거, 나 다 알아. 이 능구렁이 같은 놈…
.
오 예리한데 ㅋㅋ
.
.
.
근데 그렇게 오랫동안,
아까 처음 말한거처럼 그렇게 좋아했으면
왜 말 안했어? 좋아한다고.
아니면, 왜 사귀자고 안했어?
.
.
.
다시 취조 시작인가 ㅎㅋㅋ
.
아니이- 취조는 아니고 ㅎ… 장난도 아니긴 해. 궁금해. 왜 말 안했어?
.
처음에는, 음… 그냥 엄두가 안났어
.
헐…허얼…? 니가? 니가 그런 게 있어?
.
어, 나도 항상 돌직구, 닥직진, 노빠꾸는 아니야 ㅋㅋ
그냥 그땐 그랬어. 용기가 안 났어.
그거 왜 웹툰이나 그런데 보면 나오는 찌질한 남자애들 대사 있잖아.
‘이렇게 예쁜 애가 나랑 만나줄까’ 하는 생각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괜히 들이받았다가 니가 도망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
.
얼씨구, 진짜?ㅋㅋㅋㅋㅋㅋㅋ
.
응 ㅋㅋ 처음엔 그랬지
.
근데 그 뒤로는 왜 얘기 안했어? 너랑 나랑 서로 누구 만나는지 안 만나는지 당연히 항상 알았는데… 나 아무도 안 만나는 텀이 몇번이고 있었는데…?
.
당연히 몇번이고 있으셨지요. 그때마다 그새끼는 다 좋은데 뭐가 문제다, 치사한 놈이다, 알고보니 스레기였다 등등 내가 너 남친이랑 헤어지고 받아준 술자리만 몇 번인데 ㅋㅋ 한 해 걸러 연례행사지 아주그냥… 무슨 연어여… 자꾸돌아와?ㅋㅋㅋㅋㅋ
.
그래서, 그땐 왜 얘기 안했냐고
.
글쎄, 너나 나나 누구 만났다 하면 짧게는 안 만나니까. 이번에 가면 아예 가나보다 하고 ㅋㅋ 그렇게 두 번, 세 번, 네 번 단념하다보니까 뭐랄까 어… 굳은살이 좀 생겼다 해야되나. 처음에 한두번은 나한테도 기회가 온 건가 싶었어. 근데 뭐… 내 상황이랑 아다리가 안 맞을 때도 있었고, 둘 다 혼자일 때도 이걸 굳이 갑툭튀하듯 치고 나가야 되나 하는 생각도 슬슬 들고 ㅎ
.
아아아아아아니 답답…답답쓰….
.
그게 아니라 니가 연애 끝난 텀이 종종 있던건 맞아도, 텀이 짧았잖아? 맞어. 사실 내가 매번 니 중간 텀에 잠깐 고민할라치면, 누가 자꾸 생겼었어. 부지런하셨네 ㅡ.ㅡ
.
사실은,
사실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