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고 뭐고 없었다.
입술에서 살짝 샹그리아 향기, 입 안에선 보드카 향이 났다.
이미 입술이 닿았을 때부터 벌어진 입이었다.
어찌 보면 뻔했지만,
이래도 되나, 상대도 이런 시그널이 맞나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순간이었다.
둘 다 키스를 깊게 하는 인간들이었나보다.
정말 혀가 뽑힐듯,
서로의 숨을 다 빨아내고 다시 불어넣듯 감겼다.
내껄로만 너를 꽉 채울 거야.
니껄로만 나를 꽉 채울 거야.
어차피 작정하고 덫을 놨다면,
덫이 아예 부서지도록 꽉 밟아주겠어.
머릿속엔 한 생각, 한 마디 밖에 없었다.
'씨팔 어떤 새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