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예쁩니다
언젠가 같이 보았던 그림처럼
나무에 걸린 그 달 그림처럼
뽀얗게 보송보송 구름 잠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래로 누운채
고운 곡선을 그린 그믐이네요
아마도 보지 않았겠지만
아마도 보지 않고 있겠지만
아마도 보았겠지만
아마도 보고 있겠지만
달은 이렇게나 예쁩니다
저 달이라도 포근한 잠옷을 입고
저리도 둥실 예쁘게 누워서
저 달이라도 편하고 포근해 보이니
다행입니다
한동안
꽤 오랫동안
달을 보았으나 보지 않았습니다
달을 보지 않았으나 항상 보았습니다
달은 수만 번 부서진 돌가루가 되었다가
다시 그렇게 떠올랐습니다
달이 예쁘다고
달이 예쁘다고
달이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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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