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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cing Disorder_01

Neon Fossel 2021. 11. 13. 04:03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어떤 일이 있다. 혹은 스스로를 포함한 거의 모두에게 꼭 필요한 어떤 일이 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무시를 당한다(?).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에 대가가 따라온다’는 당연한 대원칙에 크게 위배된다.

이상하다.

라는 생각을 꽤 오래 전부터 해왔다.

예전부터 누구나 고기를 먹어왔다. 그리고 그 고기는 원래 그렇게 네모 반듯한 스팸도 아니고, 선물세트에 금괴처럼 담긴 그 모습도 아니며, 쟁반에 영롱하게 담긴 붉고 깔끔한 덩어리도 아니다. 누군가는 그 가공을 해야 한다. 그렇게 고기를 가공하는 일은 때로 징그럽고 잔인한 순간을 감수해야 하며, 한편 해부학적으로 굉장히 정교하고 전문적인 일이다. 아주 옛날, 같은 일이 어딘가에선 주술사와 제사장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고, 지구 반대편 어느 곳에서는 ‘백정’이라 불리며 불가촉천민의 직업으로 천대받았다. 그 ‘불가촉’한 존재들의 손을 한참 거쳐 만든 그것이 정작 귀족과 왕족에게 소비되었다는 것도 재밌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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