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대부분의 경우에 이젠 거의 ‘조건반사적’ 혐오나 기피의 대상이다. ‘유료광고 포함’이 붙은 유튜브 영상에서든, 웹이나 앱 어디서든, 번호가 가끔 이상하게 팔려버렸을 때 오는 (광고)가 붙은 문자에서든. 일단 뜨면 안 보거나 없애버리는 게 일이니까. 유료 앱, 플랫폼을 막론하고 각종 구독 서비스의 구독료 등은 대부분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는’데에 지불하는 대가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돈을 아끼려는 사람들은 돈을 안 내는 대신 ‘광고에 노출된다’는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그 플랫폼이 광고주에게 돈을 받게 해주는 ‘더미’ 역할을 하는 거다. 플랫폼이 광고주에게 받을 돈, 혹은 광고주가 플랫폼에 지불할 광고단가는 그 더미들의 머릿수와 퀄리티에 기본적으로 비례한다.
광고를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을 방해하고, 내 의지에 반해서 자꾸 팝업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는 찌꺼기, 쓰레기, 스팸이다. 그런 것을 만드는 광고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찌꺼기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는 거고. 그래도 ‘광고업계’라는 단어를 말하거나 듣는 순간엔 최소한 ‘백정’보다는 나은 이미지가 그려진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몇몇 광고인들(‘현대카드’ 광고의 전설 등등)이 떠오르며, 어딘가 모르게 잡스 비슷한 옷을 입고, 모-던한 오피스에서 갬-성 쩌는 기기들에 둘러싸인 채로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과 함께 뺀-씌하게 일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물론 그런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일반적인 다수의 환경을 생각해보자. 모든 사람이 각 업계에서 수십 만, 수백만 분의 몇 명 정도로 잘 나가는 기회를 잡은 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보이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우리가 대부분 눈살을 찌푸리거나 혹은 아예 안중에도 없어서 무시해버리는 그런 광고 쪼가리나 만들면서 살고 있다. 그 역으로, 우리 대부분의 일도 그 정도로 평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어도 겉에서 남이 봤을 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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