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긴 유툽 다큐를 틀어놓고 일하는데, 소리가 잠-깐 끊겼다가 점프하듯이 다시 나온다. 1초까진 아니고, 근데 확실하게 느껴질 정도로 0.5초쯤? 쓰다 보면 가끔 그렇게 간섭이 있거나 연결 불량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근데 이게 어쩌다 한 번 이라고 넘기기엔 너무 자주 그런다. 한 시간 쓰면 무려 두세 번 정도. 어쩌다 한 번은 이미 아니고, 정상에서도 이미 벗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 소스 자체가 문제인가?
-끊겼던 부분으로 되감아서 틀어보니 제대로 나온다.
브라우저가 문제인가?
-사파리로 바꿔서 틀어 봤다. 그래도 끊긴다.
그럼 유튜브가 문제인가?
-스포티파이를 틀었다. 그래도 끊긴다.
그럼 이건 컨텐츠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건 하드웨어건 에어팟과의 ‘연결’ 단의 문제다. 애초에 연결이 끊겼다가 다시 붙는 소리가 들리진 않은 걸로 봐서, 장치 인식 자체가 끊기는 건 아니다. 그래도 지속적인 연결 상태에서도 뭔가 문제가 있다.
어차피 어지간하면 그냥 구글 영문검색이 훨씬 낫지만 ‘혹시라도’ 뭐가 걸릴까 싶어 한글로 먼저 검색해봤다. 주로 에어팟 등 블투 제품 연결이 문제일 때는 블투 메뉴 자체를 개발자 모드로 들어가서 디버그 - 블투 모듈 셋업 날리기를 하면 된단다. 근데 이게 웬걸, 블투에서 개발자 모드가 들어가지긴 하는데 디버그 메뉴가 아예 없다. 아무래도 이런 방식을 설명해 놓은 웹페이지들은 대부분 Bigsur 기준인 걸 보니, 이번 OS부터 개발자 모드를 켜더라도 블투 디버깅에 접근하는 걸 의도적으로 막아놨나 보다. 왜지. 아무리 봐도 좀 뒤가 구린 짓이지만 어차피 확인할 수 없는 의도에 대한 고민은 그냥 집어치우기로 했다.
Catalina는 에어팟 2세대, Bigsur는 에어팟 프로, Monterey는 에어팟 3세대까지 최적으로 연결되도록 세팅되었다는 글을 공홈 스펙이었나 지원 페이지에서 좀 전에 봤는데. ㅎ… 설.마. 주변기기 변경을 유도하려는 그런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음모론에나 어울릴 법한 수작은 아니겠지. 마치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원격통제했다가 딱히 숨긴 건 아니지만 걸려버린(?) 그때의 그것처럼. 불안한 예감은 주로 맞던데, 어지간하면 틀렸으면 좋겠다. 이러면 확인할 수 없는 의도에 대한 고민을 딱히 집어치운 건 아니지만(…) 무튼 이 이상으론 생각하지 않음(ㅡㅡ).
GUI로 친절하게 구현해놓지 않았다고 해서 그 명령과 기능이 없어지진 않는다. 커맨드로 찌르면 다 들어가지. Terminal is king(얼씨구). 할 수 없이 또 꼬부랑 말로 외쿡 + 진성 앱등 + 양덕 형들의 지혜를 빌리기로 했다. sudo로 접근해서 무려 블투를 ‘kill’해버린다는 커맨드를 찾았다. 저건 다분히 감정 실린 자연어 코드인데(…). 무튼 그걸 찾아서 돌렸다. 그리고 다시 연결. 에어팟도 무려 케이스까지 빼서 리셋(케이스가 리셋 키를 가린다 ㅎ). 이제 괜찮겠지 - 는 아니 ㅎ 또 끊겨. ㅇ 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게뭐야ㅏㅏㅏㅏㅏ 이것도 빗나가면 어쩌라는 거야. 블투 단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건가. 그럼 뭐가 길막하는 거야.
쿼리가 너무 개념적이고 기계적이었나. 실생활 밀접형으로 바꿔보자. 정말 그냥 증상을 생각하고 그대로 쓰는 거야. 그쯤 생각이 미쳤을 때, 지금까지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가 떠올랐다. 설.마. OS업뎃한 게 3일쯤 됐는데, 그때부터였나.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해보니 그 전주만 해도 전혀 그런 문제가 없었다. Monterey, 너 때문이었니.
‘macOS Monterey airpod 2 … … … 이걸 뭐라고 하지, 아, 음원 튈때도 cut, 이번 시즌에 페라리 엔진이 망해서(? 심심하면 까이는-까는 페라리 미안) 툭툭 끊어질 때도 cut이라고 했지. cut…?’
macOS Monterey airpod 2 cut
짜잔! 레딧과 공홈 포럼에서 친절한 양덕앱등이들이 이미 신나게 써놨다. 새로 업데이트된 Monterey가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른 기기들의 미디어를 Airplay로 맥에 틀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그게 자꾸 블투를 간섭하는 현상이 아직 좀 있다는 것. 그래서 Share - Airplay를 끄면 된단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여러 소스를 다시 틀었다. olleeeeeeeeeeeh! 굳이 서비스센터 갈 일 없이 해결한 건 다행이다. 아니 근데 베타도 아니고 정발 버전인데 이게 뭐냐고. 그리고 뜬금없이 맥에 Airplay가 무슨 소용인가 싶다. 어차피 요즘 보는 영상은 대부분 유튜브 아니면 넷플릭스나 기타 OTT인데. 그런 애들은 이미 섬뜩할 정도로 크로스플랫폼이 기깔나게 자체 어플 단에서 해결되어있단 말이야. 폰이나 패드에서 유툽 보다가 맥북을 대충 건드리기만 해도 직전까지 보던 영상이 크롬에서 싱크 그대로 떠주는데. 사진도 그냥 기존 Airdrop 해서 보면 되고. 그럼 저 경우가 아니면서 영상인 경우는 직접 뭔가를 넣었거나(정말 고릿적 얘기라 그럴 일이 딱히…), 아니면 설.마.
아니 설.마.
직접 찍은 고용량의 동영상을, 아무리 편하게 Airdrop 한다고 해도 일단 맥으로 옮겼다가 틀면 느리니까, 그냥 디스플레이를 바로 Airplay로 공유하게 해 주겠다…? 너네 이번에 카메라랑 그래픽에 힘주더니, 정말로 아이폰 오리지널 초고화질 소스로 뭔가를 하길 기대하는 건가…? 이번 아이폰 13 카메라가 4K 이상으로 무한으로 즐기면 몇십 분만 찍어도 몇백 기가는 우습게 잡아먹는다던데. 그런 건가.
근데 일단 나는 검색부터 다시 좀 쉽고 일상적으로 접근하자.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냅다 검색했으면 쉬울 걸. 이게 무슨 고생이니. 요새 너무 딱딱해.
다른 게 더 딱딱해지면 좋으련만.
뭔소리야.
—/
#h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