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날 나르시시즘적 경향이 점점 강화되어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리비도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주체성에 투입된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가 아니다. 자기애를 지닌 주체는 자기 자신을 위해 타자를 배제하는 부정적 경계선을 긋는다. 반면 나르시시즘적 주체는 명확한 자신의 경계를 확정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나르시시즘적 주체와 타자 사이의 경계는 흐릿해진다. 그에게 세계는 그저 자기 자신의 그림자로 나타날 뿐이다. 그는 타자의 타자성을 인식하고 인정할 줄 모른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을 확인하는 경우에만 의미가 존재한다고 느낀다. 그는 자기 자신의 그림자 속을 철벅거리며 나아가다가, 결국 그 속에서 익사하고 만다.
머리가 길면 반곱슬의 랜덤 웨이브가 지저분하거나 우스꽝스러워져도 그러려니 하고 고데기를 꺼내는데. 그래서 머리를 잘랐는데도 요즘은 뒷머리랑 윗머리 곱슬이 자꾸 이상해진다. 더 짧게 잘라야 되나, 더 짧게, 더 짧게, 어...?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 한동안 잊고있던 고데기가 생각났다. 설마. 이 길이부터도 써도 되는 건가. 오 효과 좋아; 답은 의외로 익숙하고 쉬운 곳에 있었다.
- 어디... 가?
- ㅇ?
- 무슨 날이야?
- 아닝, 아무 날 아닌뎅. 왜?
- 머리가 뭔-가 단정하고 샤프한데... 예쁘고
- 아, 짧아도 자꾸 이리저리 곱슬거리길래 고데기로 누름
- ㅋㅋㅋㅋ 오랜만에 색다른 스타일이네
- 그동안 그렇게 이상했으면 말을 해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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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스크랩
(안타깝게도 전혀 시선을 주지 못하고 바쁨)
- 저기요
- 네에 -
- 나 강릉 가.
- 네에 -
...?
- 워워워 뭐딜? 아니 무슨 이유로, 언제, 부터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 하나씩 물어봐.
- 아니 질문 이전에, 그냥 '가' 한마디면 돼? 이건 어느 나라식 통보임? 화부터 날려고 하네
- 통보가 아니라 갑자기 터진거임. 일 때문, 기간은 별로 길지 않겠지만 미정. 근데 나 보러 자주 올거야?
- 일단 1분만 있어봐봐. 이거 까먹기 전에 마무리하게. 그리고 너 주거써
- 보러 자주 올 거냐고.